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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 陪李北海宴歷下亭 배이북해연역하정-두시상주의 주석(1)

『배이북해연역하정』은 중국 당나라 시기의 유명한 시인 두보杜甫의 작품으로, 제남시 대명호 안에 있는 역하정歷下亭에서 저술한 한시이다.

이 글에서는 두보의 시에 후대에 주석을 달아 편찬한 주석서 중 가장 정통적이고 포괄적이라고 평가받는 청대 구조오仇兆鳌의 주석서 『두시상주杜詩詳註』를 통해 시 『배이북해연역하정』을 구성하는 한자의 음과 훈(한국 어문회 기준), 문법구조, 배경지식, 한글 번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추가로, 각 구절 아래에 구조오가 직접 담은 주석 원문을 한글 번역과 함께 달아두어 읽어볼 수 있게 하겠다.

직접 원문 파일을 다운 받고 싶은 사람은 이 글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陪李北海宴歷下亭 배이북해연역하정

이북해와 함께 역하정에서의 연회에 참석하며

陪: 모실 배 (1급) 李: 오얏/성 리 (6급) 北: 북녘 북 (8급) 海: 바다 해 (준7급)

宴: 잔치 연 (준3급) 歷: 지날 력 (준5급) 下: 아래 하 (준7급) 亭: 정자 정 (준3급)


*** 두시상주 해석 원문

鶴注: 歷下在齊州, 以有歷山, 故得名. 歷山即舜耕之山也.

鶴注 – 학의 주석에 따르면.

鶴: 학 학 (준3) 注: 부을 주 (준6)

* 주석에 해당하는 한자는 註(글뜻풀 주)이지만, 과거에는 注(부을 주)도 사용했다고 한다.

歷下在齊州 – 역하는 제주에 있다.

在: 있을 재 (6) 齊: 가지런할 제 (준3) 州: 고을 주 (준5)

* 역하(歷下): 지명

* 제주(齊州): 제나라 땅. 지금의 산둥성. 齊는 제나라의 제를 뜻하기도 한다.

以有歷山, 故得名 – 역산이 있기 때문에 그 이름을 얻었다.

以: 써 이 (준5) 有: 있을 유 (7) 山: 뫼 산 (8) 故: 연고 고 (준4)

得: 얻을 득 (준4) 名: 이름 명 (준7)

* 以는 ‘~때문에’로 해석된다.

* 故는 ‘그러므로’로 해석된다.

* 역산(歷山): 산 이름

歷山即舜耕之山也 – 역산은 곧 순임금이 밭을 갈던 산이다.

即=卽: 곧 즉 (준3) 舜: 순임금 순 (준1) 耕: 밭갈 경 (준3) 之: 갈 지 (준3)

也: 이끼/어조사 야 (3)

* 之는 ‘그’로도 해석된다.

* 也는 서술 종결어미로, ‘~이다’로 해석된다.

** 해석

학의 주석에 따르면, 역하는 제주에 있으며, 역산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이 역산은 곧 순임금이 농사짓던 산이다.


李北海即李邕. 按新舊史, 邕廣陵人. 開元二十三年, 為括州刺史, 後歷淄滑二州刺史.

李北海即李邕 – 이북해는 곧 이옹이다.

邕: 막힐 옹 (준1)

按新舊史, 邕廣陵人 – 신당서와 구당서에 따르면, 이옹은 광릉 사람이다.

按: 누를 안 (1) 新: 새 신 (준6) 舊: 옛 구 (준5) 史: 사기(史記) 사 (준5)

廣: 넓을 광 (준5) 陵: 언덕 릉 (준3) 人: 사람 인 (8)

* 按는 ‘문헌에 따르면’과 같은 용례로 사용되기도 한다.

* 新舊史는 당나라의 역사서인 신·구당서 (新唐書, 舊唐書)를 의미한다.

* 廣陵은 한나라 때 설치한 중국의 옛 군이며, 양저우 시 일대를 말한다.

開元二十三年, 為括州刺史, 後歷淄滑二州刺史. – 개원 23년, 괄주 자사가 되었고, 후에 치주와 활주 2개 주의 자사를 역임했다.

開: 열 개 (6) 元: 으뜸 원 (준5) 為=爲: 할 위 (준4) 括: 묶을 괄 (1)

刺: 찌를 자 (준3) 後: 뒤 후 (준7) 淄: 강이름 치 (준특) 滑: 미끄러울 활 (2)

* 開元은 중국 당나라 현종의 2번째 연호로, 개원 23년은 현재 735년이다.

* 刺史는 고대 중국의 관직 명이다.

* 為는 爲와 같은 한자로, 여기서는 ‘~되다’의 의미이다.

* 歷은 역임하다의 역으로, ‘무엇을 거친다’는 뜻이 있다.

* 括州: 중국 저장성 리수(丽水)

* 淄州: 중국 산둥성 쯔보 시

* 滑州: 중국 허난성 안양시 화셴 현

** 해석

이북해는 곧 이옹이다. 『신당서』와 『구당서』에 따르면 이옹은 광릉 사람이다. 개원 23년에 그는 괄주 자사가 되었고, 이후에 치주와 활주 2개 주의 자사를 지냈다.


天寶初, 為汲郡, 北海二太守. 五載, 奸贓事發, 又嘗與劉勣, 馬勣下獄.

天寶初, 為汲郡, 北海二太守. – 천보 초기에, 급군과 북해 두 지역의 태수가 되었다.

天: 하늘 천 (7) 寶: 보배 보 (준4) 初: 처음 초 (5) 汲: 물길을 급 (1)

郡: 고을 군 (6) 太: 클 태 (6) 守: 지킬 수 (준4)

* 天寶는 당나라 현종의 3번째 연호이자 마지막 연호로 742-756년에 사용되었다.

* 太守는 지방의 군을 다스리던 관직이다. 자사는 주州를 담당하고, 태수는 군郡을 담당하여, 자사가 더 높은 관직이다.

* 汲郡: 허난성 신샹시, 안양시, 허비시 일대

* 北海: 산둥성 빈저우 일대

五載, 奸贓事發, 又嘗與劉勣, 馬勣下獄. – 천보 5년 부정부패 사건이 드러났고, 또 일찍이 유적, 마적과 함께 하옥된 적도 있었다.

載: 실을 재 (준3) 奸: 간사할 간 (1) 贓: 장물 장 (준특) 事: 일 사 (준7)

發: 필 발 (준6) 又: 또 우 (3) 嘗: 맛볼 상 (3) 與: 더불어 여 (4)

劉: 죽일 류 (준1) 勣: 공 적 (준2) 馬: 말 마 (5) 獄: 옥 옥 (준3)

* 載는 당현종 시기 ‘해’를 뜻하는 한자로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

* 奸贓은 부정행위와 뇌물 수수를 뜻한다.

* 發은 ‘드러나다’의 의미도 갖는다.

* 嘗는 ‘일찍이’의 의미도 갖는다.

* 劉勣, 馬勣: 인명.

** 해석

천보 초기에, 급군와 북해군 두 곳의 태수가 되었다. 천보 5년에는, 부정부패 사건이 드러났고, 일찍이 유적, 마적과 함께 감옥에 갇힌 적도 있었다.


吉溫吏引邕. 李林甫素忌邕, 因傅以罪. 詔祁順之, 羅希奭就郡杖殺之.

吉溫吏引邕. – 길온이라는 관리가 이옹을 소환하였다.

吉: 길할 길 (5) 溫: 따뜻할 온 (6) 吏: 벼슬아치 리 (준3) 引: 끌 인 (준4)

* 吉溫은 당나라 관료로, 이임보와 결탁하여 여러 관료를 좌천시키는 등 숙청 활동에 참여했다.

* 引은 물리적으로 끌고 가다라는 의미보다는 심문을 위해 소환한 의미가 강하다.

李林甫素忌邕, 因傅以罪. – 이임보는 평소부터 이옹을 시기하였고, 그 기회를 틈타 죄를 덧씌웠다.

林: 수풀 림 (7) 甫: 클 보 (준1) 素: 본디 소 (준4) 忌: 꺼릴 기 (3)

因: 인할 인 (5) 傅: 스승 부 (준1) 罪: 허물 죄 (5)

* 李林甫는 당 현종 시기 재상으로, 권모술수와 정치적 숙청으로 유명했다.

* 因은 ‘~로 인해`의 의미도 있으나, ‘기회를 틈타’의 의미도 있다.

* 傅는 ‘붙이다, 전가하다’의 의미도 갖는다.

* 以는 ‘~으로’의 의미로, 수단의 의미로 쓰였다.

詔祁順之, 羅希奭就郡杖殺之. – 기순지와 라희석에게 조서를 내려, 군으로 출두하여 곤장으로 그를 죽이라 명하였다.

詔: 조서 조 (1) 祁: 클 기 (준특) 素: 순할 순 (준5) 羅: 벌릴 라 (준4)

希: 바랄 희 (준4) 奭: 클 석 (준1) 就: 나아갈 취 (4) 杖: 지팡이 장 (1)

殺: 죽일 살 (준4)

* 詔는 조서를 내리다, 즉 명하다의 의미이다.

* 祁順之, 羅希奭은 이옹의 처형을 집행한 관리들이다.

* 之는 대명사로, 이옹을 가리킨다.

** 해석

길온이 이옹을 소환했다. 이임보는 평소에 이옹을 시기하였는데, 그 기회를 틈타 죄를 덧씌웠다. 황제는 기순지와 라희석에게 조서를 내려, 군으로 출두하여 곤장형으로 그를 처형하라고 명하였다.


乃六年正月辛巳.

乃六年正月辛巳. – 바로 (천보) 6년 정월 신사일이었다.

乃: 이에 내 (3) 辛: 매울 신 (3) 巳: 뱀 사 (3)

* 辛, 巳는 60간지의 일부로, 특정 날을 의미한다.

** 해석

처형된 건, 바로 (천보) 6년 정월 신사일이었다.


此詩當是天寶四年作. 梁權道編在天寶十一年者非, 是時邕死已六年矣.

此詩當是天寶四年作. – 이 시는 마땅히 천보 4년에 지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此: 이 차 (준3) 詩: 시 시 (준4) 當: 마땅 당 (준5) 是: 이 시 (준4)

作: 지을 작 (준6)

* 當是는 고문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대체로 “마땅히 ~로 보아야 한다”, “~임이 분명하다”, “당연히 ~일 것이다”와 같은 추정, 판단, 당위의 뜻을 가진다.

* 是는 계사(判斷詞)로, 영어의 “is”처럼 연결 역할을 한다

梁權道編在天寶十一年者非, 是時邕死已六年矣. – 양권도가 이 시를 천보 11년 작품으로 편찬한 것은 옳지 않다. 이 때는 이미 이옹이 죽은지 6년이 지난 후였다.

梁: 들보 량 (준3) 權: 권세 권 (준4) 道: 길 도 (준7) 編: 엮을 편 (준3)

者: 놈 자 (6) 非: 아닐 비 (준4) 時: 때 시 (준7) 已: 이미 이 (준3)

矣: 어조사 의 (3)

* 梁權道는 두보의 일대기를 작성한 송 나라 사람이라고 한다.

* 者은 ‘~하는 것`의 의미가 있다.

* 矣는 ‘~하였다’의 종결의 의미로 쓰인다.

** 해석

이 시는 마땅히 천보 4년에 지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양권도의 편찬집에서 이 시를 천보 11년 작으로 놓은 것은 옳지 않다. 이 때는 이미 이옹이 죽은지 6년이 지난 후였다.


朱注舊唐書地理志, 青州屬河南道. 武德四年, 青州總管府置.

朱注舊唐書地理志, 青州屬河南道. – 주석자 주씨가 ‘구당서’ 지리지를 인용하기를, 청주는 하남도 소속이었다고 한다.

朱: 붉을 주 (4) 書: 글 서 (준6) 理: 다스릴 리 (준6) 志: 뜻 지 (준4)

青=靑: 푸를 청 (8) 屬: 붙일 속 (4) 河: 물 하 (5)

* ‘志’는 고전과 정사(정통 역사서)에서 제도, 지리, 천문 등을 정리한 장(章)에 전통적으로 쓰이는 표기이다.

* 地理志는 행정 구역과 제도, 지리 현황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문헌이다.

武德四年, 青州總管府置. – 무덕 4년에, 청주에 총관부가 설치되었다.

武: 호반 무 (준4) 德: 큰 덕 (준5) 總: 다 총 (준4) 管: 대롱 관 (4)

府: 마을 부 (준4) 置: 둘 치 (준4)

* 武德은 당나라 고조 이연의 연호로, 618~626년이다.

* 總管府는 당나라 초기 지방 통치를 위해 설치한 고위 행정 관청이다.

* 府는 주로 정부 부처, 관청 등의 의미로 쓰인다.

* 管은 관리하다의 의미로 쓰인다.

** 해석

주씨가 주석한 구당서 지리지에서, 청주는 하남도에 속해있었다. 이후 무덕 4년에, 청주에 총관부가 설치되었다.


天寶元年改爲北海郡. 乾元元年復為靑州.

天寶元年改爲北海郡. – 천보 원년에 북해군으로 개칭되었다.

元: 으뜸 원 (준5) 改: 고칠 개 (5)

* 改爲는 ‘고쳐서 ~가 되다’의 의미이다.

乾元元年復為靑州. – 건원 원년에, 다시 청주로 복구되었다.

乾: 하늘 건 (준3) 復: 회복할 복 | 다시 부 (준4)

* 乾元은 당나라 숙종 연호로, 758년부터 시작되었다.

** 해석

천보 원년에 북해군으로 개칭되었다가, 건원 원년에 다시 청주로 복구되었다.


于欽 <齊乘>: 歷下亭在府城驛邸內, 歷山臺上, 靣山背湖, 實為勝絶.

于欽 <齊乘>: 歷下亭在府城驛邸內, 歷山臺上, 靣山背湖, 實為勝絶. – 우흠의 <제승>에 따르길, 역하정은 청주성 안의 역참 관사 내, 역산 대 위에 위치해 있으며, 앞으로는 산을 바라보고 뒤로는 호수를 등지고 있어, 실로 절경이다.

于: 어조사 우 (3) 欽: 공경할 흠 (준1) 乘: 탈 승 (준3) 城: 재 성 (준4)

驛: 역 역 (준3) 邸: 집 저 (1) 臺: 대 대 (준3) 靣=面: 낯 면 (7)

背: 등 배 (준4) 湖: 호수 호 (5) 勝: 이길 승 (6) 絶: 끊을 절 (준4)

* 齊乘는 송나라 시기 于欽이 편찬한 齊州의 지방지이다.

* 문헌 제목에 사용되는 乘은 ‘기록’, ‘연대기’, ‘지방지’의 의미를 가진다.

* 府城은 ‘관부(官府)가 있는 성곽 도시’를 말한다. 여기서는 청주성을 가리킨다.

* 驛은 역참, 邸는 관영 여관을 말한다.

* 臺는 넓은 지형적 단(壇), 즉 높은 지형 또는 인공적으로 다져 만든 평탄한 대지를 의미한다.

* 勝絶은 절경을 묘사하는 표현으로, 勝은 뛰어나다, 絶은 극치의 의미를 가져 ‘뛰어남이 극에 달하다’의 의미를 가진다.

** 해석

우흠의 <제승>에 따르길, 역하정은 청주성 안의 역참 관사 내, 역산 대 위에 위치해 있으며, 앞으로는 산을 바라보고 뒤로는 호수를 등지고 있어, 실로 절경이다.


해석 종합

『배이북해연역하정』『두시상주杜詩詳註』에서『배이북해연역하정』을 다룬 첫 부분의 주석의 의미를 모아보면, 다음과 같다.

역하는 제주에 있으며 역산이 있기에 그 이름을 얻었다. 역산은 곧 순임금이 농사짓던 산이며, 이북해는 곧 이옹이다. 구당서, 신당서에 따르면 이옹은 광릉 사람으로, 개원 23년 괄주 자사를 지냈으며 후에 치주, 활주 2개 주의 자사를 역임했다. 천보 초에는, 급군과 북해 2지역의 태수를 맡았다. 천보 5년 부정부패 사건이 드러났고, 일찍이 유적, 마적과 함께 하옥된 적도 있었다. 길온이 이옹을 소환했으며, 이옹을 평소에 시기하던 이임보는 기회를 틈타 죄를 덧씌웠다. 이에 황제는 기순지와 라희석에게 조서를 내려 군으로 출두하여 이옹을 곤장형으로 처형하게 명하였다. 곧 천보 6년 정월 신사일이었다. 이 시는 마땅히 천보 4년에 지어진 것이다. 양권도 편찬집에서 이 시가 천보 11년 작품에 있는 것은 옳지 않다. 이 때는 이미 이옹이 죽은지 6년이나 지난 후였다.

구당서 지리지에 따르면 청주는 하남도에 속해있었다. 무덕 4년, 청주 총관부가 설치되었고, 천보 원년에 북해군으로 개칭되었다가 건원 원년에 다시 청주로 돌아왔다.

우흠의 ‘제승’에 따르면 역하정은 청주성 안의 역참 관사 내에 있으며, 역산의 누대 위에 위치해 있다. 앞으로는 산을 바라보고, 뒤로는 호수를 등지고 있어, 실로 절경이다.

다음 글에서는, 『배이북해연역하정』각 구절구절의 의미와 주석에 대해 해석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