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필름 카메라와 필름을 가지고 여행의 기록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고. 내 경우에는 니콘 FM2와 코닥 골드200을 가지고 모로코 여행을 기록하려 한다.
하지만, 무심코 필름을 가지고 공항의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경우, 필름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필름은 유제층과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고, 빛이 쪼여지면 유제층의 구성물질인 감광물질이 반응하여 잠상이 형성된다.1 보안 검색대에서 사용하는 X-Ray와 CT 스캐너는 X선을 이용하는데, X선도 빛의 일종이라 충분히 필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공항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필름을 지키는 근본적인 방법, “수검사”가 가능한 공항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비행기 탑승 시 필름 휴대 방법
비행기를 탈 때 우리의 짐을 휴대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위탁수화물 방식으로 캐리어를 부친 후 여행지에 도착한 후 찾는 방법이고, 둘째는 기내수화물 방식으로 직접 들고 타는 방법이다. 각 항공사마다 규정이 달라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기내수화물의 경우 캐리어의 크기 제한, 개수 제한, 무게 제한이 있어 짐이 많은 경우 위탁수화물을 활용한다.
필름을 가지고 해외여행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절대 위탁수화물에 부치지 않는 것”이다. 위탁수화물을 부칠 때 내용물을 검사하기 위한 장비는 휴대수화물 보안 검색 시 사용하는 X-Ray나 CT scanner보다 더 강한 X 선을 활용하며, 이 경우 필름은 무조건적으로 훼손된다. 따라서 필름은 꼭 기내에 휴대하고 타야 한다.
하지만, 기내수화물이라고 할지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기내수화물 반입을 위한 보안 검색대는 2가지 종류로 나뉜다.
1. X-Ray 검색대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역시 X선 검색대이다. 대부분의 공항에서 사용하고, 레일을 따라 물건이 통과하여 보안 검색이 진행된다.
상대적으로 X선 세기가 약한 편이라 노트북 같은 경우에는 투과가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장비를 운용하는 공항에서는 노트북을 올리지 말고 직접 검사한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만일 공항에서 노트북 등을 올리지 말라고 한다면 이 장비일 가능성이 높다.
X선 검색대는 안전하다는 경험들이 있다. ISO 400 이상의 고감도 필름의 경우에는 X선에 반응하여 필름이 손상되지만, ISO 400 아래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보고들이 있다. 하지만, 설령 내 필름이 ISO 400 이하더라도 X선을 쬔다는 특성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그 아래 감도에서도 필름이 손상되었다는 얘기가 종종 올라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귀찮게 수검사 요청을 하느니 그냥 ISO 400까지는 검사를 받을 생각이다.
2. CT 검색대

다음으로는 CT 스캐너다. 병원에서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바로 그 CT 스캐너로, X선 검사보다 X선을 수십에서 수백 배 더 쪼여 이미지를 3차원으로 획득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연방 교통안전국(TSA)는 7억 8,120만달러를 들여 전국 주요 공항에 938대의 CT 스캐너를 설치할 계획4이며, 유럽 등지에서도 해당 방식을 도입하려고 한다.
CT 스캐너는 극도로 위험하다. X선 양이 훨씬 많은 만큼, 확정적으로 필름을 파괴한다. 위와 같은 모양의 검색대를 보거나, 노트북과 같은 전자 장비나 액체류를 그대로 검색대에 올려도 된다고 한다면 이 장비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우리는 무조건 “수검사”를 요청해야 한다. 수검사란 스캐너를 통과하지 않고 공항 직원이 직접 검사하게 하는 시스템인데, 사정을 말하고 직접 얘기하는 방법 뿐이다. 공항마다, 검사하는 직원마다 이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다르다고 한다. 어떤 때는 수검사를 받아주고, 어떨 때는 안 받아줘 필름을 날려버리는 현실. 그래도 위 기기의 경우에는 꼭 수검사를 요청하자. 정 안되면 X-Ray 검색대에서 검색하는 방법이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CT 스캐너도 안전하다는 사람들의 경험도 많이 올라온다. 하지만, CT 스캐너보다 조사선량이 확실히 낮은 X-ray 스캐너의 경우에서도 필름에 손상이 간 사례가 확실하게 있으니,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수검사가 가능한 공항과, CT 스캐너를 운용하는 공항 확인하는 방법
그나마 다행인 건, 여행을 계획하기 전 경유하는 공항들에서 어떤 검색대를 운용하고 수검사가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다.
바로 Handcheckfilm. 전 세계 공항의 스캐너 종류, 수검사 여부, 직원들의 수검사 인지여부를 표로 나타내 한 눈에 보여 준다. (모든 공항이 있는 건 아니고, 사용자의 제보로 운영되어 최신 정보는 아닐 수도 있다.)
각 공항마다 4개의 색 구분으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놨는데, 그 기준은 아래와 같다.
GREEN (초록) = 항상 좋은 경험, 모든 ISO 필름에 대해 손검사(핸드 체크)가 언제나 수월함, 친절하고 지식 있는 직원들
YELLOW (노랑) = 고감도(ISO 1600 이상) 필름에서는 항상 좋은 경험, 하지만 저감도(ISO 1600 미만) 필름에서는 개선 여지 있음
ORANGE (주황) = 직원에 따라 경험이 들쭉날쭉함. 일부 부정적인 경험이 보고됨
RED (빨강) = 일관되게 나쁜 경험, 손검사 요청이 어렵고 직원이 관련 지식이 부족함
색깔로만 판단하는 건 부족할 수 있어, 표의 각 항목을 살펴보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이번에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뮌헨 공항을 들릴 건데, 이 두 공항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 추가사항
이번 여행에서 추가로 인천 공항, 마라케시메나라 공항, 이스탄불 공항에 다녀왔다.
이번 글에선 handcheckfilm 상의 정보를 알아보자.
각 공항에서의 저자의 직접적인 경험에 대해서는 새로 글을 쓸 것이며, 각 공항 목록 하단에 링크로 걸어두겠다.
1. 프랑크푸르트 공항 (FRA)
상단의 European Airports에 들어가면 유럽의 각 공항들을 살펴볼 수 있으며, 나라별로 정렬되어 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다음과 같다.

| CITY | AIRPORT | SCANNER TYPE | HAND CHECK BELOW ISO1600 | HAND CHECK ABOVE ISO1600 | STAFF AWARENESS |
| FRANKFURT | Frankfurt International Airport (FRA) | Mix of CT (Smiths detection, HI-SCAN 6040 CTiX) and X-ray scanners, depending on the terminal and connection. | Possible, may require insisting. Depends on staff | Yes | Rather informed, but reports vary(2024). 3 good reports 2025. 1 report 2025 of security in T1 and T2 very reluctant to hand check, and even saying they would have to unroll a film if it’s positive for explosives! |
위 표를 보면 CT 스캐너와 X-Ray 스캐너 모두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ISO 1600 이하의 필름인 경우 직원에 따라 수검사 여부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색은 노란색으로 꽤 괜찮은 정도이다.
2025년 11월 필자의 경험은 프랑크푸르트 공항 (FRA) 필름 수검사 후기에서 볼 수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별 문제 없이 수검사해줬다.
2. 뮌헨 공항 (MUC)

| CITY | AIRPORT | SCANNER TYPE | HAND CHECK BELOW ISO1600 | HAND CHECK ABOVE ISO1600 | STAFF AWARENESS |
| MUNICH | Munich International Airport (MUC) | Mix of CT and X-ray scanners. T2 has only Smiths Detection CT scanners. | Film is sent through an X-ray scanner instead of CT, if below 3200ISO. Hard to convince otherwise. | Yes | Informed with CT scanners / not so much about X-ray (5 reports) |
마찬가지로 뮌헨 공항은 CT, X-Ray 스캐너를 모두 사용하며 2 터미널에서는 CT만 사용함을 알 수 있다. ISO 3200이하의 경우에는 무조건 X-Ray 스캐너를 한 번은 통과해야 하는 구조.
위의 이유로 색은 주황색이고, X-Ray 통과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나쁘지 않다.
2025년 11월 필자의 경험은 뮌헨 공항 (MUC) 필름 수검사 후기에서 볼 수 있다.
결론만 말하자면, 위의 표에서 나왔듯이 수검사는 받지 못했고 내 필름은 CT 스캐너 대신 X-ray 스캐너를 통과했다.
3. 인천 공항 (ICN)

| CITY | AIRPORT | SCANNER TYPE | HAND CHECK BELOW ISO1600 | HAND CHECK ABOVE ISO1600 | STAFF AWARENESS |
| SEOUL/INCHEON |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ICN) | X-ray Scanners HI-SCAN 6040 CTiX | Not to likely. 100% not under 800 ISO | Possible, with explanation | Rather informed, hand check very likely, especially with translation in Korean (4 reports). 2025, 1 report of multiple experiences being denied hand check. The permission for hand checks below 800ISO has to be requested in advance (1 report 2025) |
인천 공항에 대한 정보.
보다시피 절망적이다.
다만 실제적인 경험은 조금 달랐는데, 인천 공항에서의 필자의 후기를 보고 싶다면 인천 공항 (ICN) 필름 수검사 후기를 참고하자.
결론만 말하자면, 별다른 문제 없이 수검사 받았다.
4. 마라케시메나라 공항 (RAK)

| CITY | AIRPORT | SCANNER TYPE | HAND CHECK BELOW ISO1600 | HAND CHECK ABOVE ISO1600 | STAFF AWARENESS |
| MARRAKESH | Marrakesh Menara Airport (RAK) | Rapiscan 620XR X-ray | Yes, with explanations | Yes, with explanations | Not super informed but friendly (1 report 2024). 2 good reports 2025 (with a bit of convincing) |
모로코의 마라케시메나라 공항.
X-Ray 스캐너를 사용하며, 수검사에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2025년 11월 필자의 경험은 마라케시메나라 공항 (RAK) 필름 수검사 후기에서 확인하자.
결론만 말하자면, 입국 때도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다는 걸 제외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수검사 받았다.
5. 이스탄불 공항 (IST)

| CITY | AIRPORT | SCANNER TYPE | HAND CHECK BELOW ISO1600 | HAND CHECK ABOVE ISO1600 | STAFF AWARENESS |
| ISTANBUL | Istanbul International Airport(IST) | CT and X-ray scanners with “film safe” stickers. Luggage gets scanned twice before getting to the airplane + scanners at international transfers. Old X-ray scanners at entrance. Nuctech at main checkpoint – marked “non film safe” | Difficult | Yes, with explanations | Depends on the staff. Mostly not aware, but some are nice – worth a try (3 ok reports). 2 very negative reports 2024. 2 positive reports 2025, 1 not too positive (required convincing even for 3200ISO film). 1 report about being recommended to use a lead bag for CT scanners, and still push film through. Maybe not the worst idea for this airport. |
튀르키예의 이스탄불 신공항.
CT 스캐너 보유 중이며 수검사가 어렵다는 내용.
2025년 11월 필자의 경험은 이스탄불 공항 (IST) 필름 수검사 후기에서 확인하자.
결론만 말하자면, 별다른 문제 없이 수검사 받았다.
그 외 방법들 (X-Ray 보호백, 소포, 현지 현상)
그 외에도 인터넷을 찾아보면 여러 방법이 나온다. 이에 대해 간략하게만 알아보자.
1. X-Ray 보호백
X선을 막아주는 가방으로, 필름을 안에 넣은 후 보안 검색대를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근원적인 문제인 X선을 막아주기에 효과가 좋아보이나, 보안 검색대는 본래 X선을 이용해 물건을 투시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기에… X선 보호백으로 인해 내용물이 보이지 않으면 다시 검사를 하게 된다.
사례를 찾아보면 오히려 저걸 투시하기 위해 더 센 X선을 쬔다는 소리도 있고, 보안 검색대에서 가방을 펼친 후 수검사를 진행해 이중으로 시간이 소요된다는 소리도 보인다.
보호백을 사용하기보단 수검사를 요청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2. 항공 소포
비행기에 필름을 가지고 타는 것이 아닌 소포를 통해 보내는 방법이다.
소포로 보내면 X-Ray를 웬만하면 안 받는다는 소리가 있으며, 꽤나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적어도, CT 검사는 하지 않는다.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3. 현지 현상
현지 사진관에서 현상을 하고 가져오는 방법이다.
가장 안전한 방법이나, 현상소를 찾아야 하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마치며
이렇게 해외여행 시 필름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아봤다.
사진의 품질을 위해 물론 X-Ray에 한 번이라도 안 쐬는 게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기에 위 정보를 참고해서 여행 계획을 짜는 게 좋을 듯하다.
- 한국카메라박물관. “필름: 필름의 원리.” 한국카메라박물관. 접근일 2025년 10월 6일. http://www.kcpm.or.kr/collect/information/information_photo2.asp. ↩︎
- JKDC Security. “소포 화물 검사 공항 X 레이 스캐너 8065C.” 사진. JKDC Security 웹사이트. 접근일 2025년 10월 6일. https://www.securityjkdc.com/ko/product/parcel-cargo-inspection-airport-x-ray-scanner-8065-tunnel-size.html. ↩︎
- “Computed Tomography,” Analogic, accessed October 6, 2025, https://www.analogic.com/ ↩︎
- “공항 보안검색대서 랩탑 꺼낼 필요 없게 된다,” SHADED COMMUNITY, 2022년 3월 21일, https://www.shadedcommunity.com/2022/03/21/%EA%B3%B5%ED%95%AD-%EB%B3%B4%EC%95%88%EA%B2%80%EC%83%89%EB%8C%80%EC%84%9C-%EB%9E%A9%ED%83%91-%EA%BA%BC%EB%82%BC-%ED%95%84%EC%9A%94-%EC%97%86%EA%B2%8C-%EB%90%9C%EB%8B%A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