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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터키 블루스” 줄거리 (스포)

터키 블루스

25.12.6-26.2.1 동안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한 연극 [터키 블루스]의 줄거리를 다룬 글이다.

[터키 블루스]의 스포를 매우매우 강하게 하고 있으니 앞으로 보러 갈 사람들은 절대 읽지 말고 다시 회상할 사람들만 읽길 바란다.

스포 없는 [터키 블루스] 평론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자.


줄거리

사십 대의 정형외과 의사 ‘시완’. 그는 밴드 ‘블루스 브라더스’와 함께 공연을 연다. 관객과 소통하며 진행하는 소규모 공연에서, ‘시완’은 공연곡들과 연관된 기억을 회상하며, 자신의 옛 친구 ‘주혁’과의 이야기를 떠올리는데..

‘시완’과 ‘주혁’은 2살 차이. 같은 재단의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녔고, ‘시완’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중학교 3학년이었던 ‘주혁’의 과외를 해주며 인연이 시작된다.

둘은 첫 만남부터 서로 결이 맞다고 느꼈다.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한 관계. ‘시완’은 공부를 알려주고, ‘주혁’은 음악과 기타를 알려주며 우정은 깊어져 가지만, 사실 둘은 아주 다른 사람이었다.

‘시완’은 완벽주의자이자 위험을 싫어하는, 범생이 그 자체였다. 후에 의사가 될 정도로 공부도 잘했고, 인생을 단조롭게, 오늘을 살기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 어쩜 저리 잘 묘사했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로 의사의 스테레오 타입과도 같은 성격이다.

반면 ‘주혁’은 정반대의 사람이다. 우선 내지르고 보는, 어떻게 보면 양아치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 사람. 미성년자여도 술을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부모님 차를 몰래 훔쳐 고속도로 운전도 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

서로 다른 사람에게 끌린다고 하던가. 둘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시완’은 기타를 배우고, 작곡을 배우고, 이윽고 버스킹까지 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 ‘주혁’은 함께 한다. 기타를 처음 배울 때 4개의 코드만으로도 곡을 연주할 수 있음을 알려주기도 하고, 작곡을 할 때는 이론을 완벽하게 아는 것보다 계속 흥얼거리면서 좋은 음을 찾는 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같이 대학로까지 따라가 버스킹을 도와 주며 ‘시완’의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준다. ‘시완’이 그 날 ‘주혁’에게 전한 말. “Es ist gut.” 독일 어로, “참 좋다”.

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한순간에 파탄이 나고 만다. 버스킹을 한 날, ‘주혁’에게 어떤 여대생이 번호를 물어오고, ‘주혁’은 밤에 그 여대생을 만나러 나갔다가 다음 날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시완’은 화가 난 채로 혼자 돌아오고, 사이는 서먹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시완’이 ‘주혁’에게 생일 선물로 준 녹음 테이프가 전교 방송에 울려 퍼진다. 내용과 곡 선정이 사랑을 노래하는 내용이었기에, ‘시완’은 게이라고 소문이 퍼지고,’주혁’은 방송반 친구에게 따지러 가는데, 오히려 너도 게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에 화가 난 ‘주혁’은 그 친구를 얼굴이 피떡이 되도록 때리고, 그로 인해 큰 합의금을 물어주고 퇴학을 당하게 된다.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몰려온다 하지 않던가. ‘주혁’의 집은 사업 실패로 야반도주하게 되고, 그렇게 둘은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

연극은 ‘시완’의 공연과 곡 설명을 근본으로 하여, 중간중간 ‘주혁’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진행된다. 둘을 엮어주는 장소가 바로 튀르키예. ‘시완’과 ‘주혁’은 함께 ‘트로이’를 가기로 꿈꾸고, ‘쇼생크 탈출’의 촬영지라고 착각한 ‘파타라’ 해변 등 튀르키예의 여러 도시들에 가보자고 다짐한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서로 만나지 못한 그들은 각각 튀르키예 여행을 떠나고, 그 튀르키예 여행을 설명하며 앞서 말한 서로의 사연을 보여주는 진행 방식.

‘주혁’은 혼자 튀르키예를 여행하며, ‘파타라’, ‘이스탄불’, ‘트로이’ 등 여러 도시를 여행한다. 여행 도중 만난 튀르키예 17살짜리들과 친해져 도시 투어를 받기도 하고, ‘이스탄불’에선 첫 눈에 반한 여인 ‘샐리’를 만나기도 하고, ‘카파도키아’에선 그 여인 ‘샐리’를 잃기도 한다. 그렇게 돌고 돌아 도착한 ‘트로이’. 예전에 쉴레이만의 트로이 발굴 스토리를 마음 속에 간직하며 기대하며 방문한 ‘트로이’는, 별 거 없는 관광지일 뿐이었다. 애들 장난감으로 세워 놓은 트로이 목마 모형과, 무너져 있는 여러 돌들. 그 속에서 허무함을 느낀 ‘주혁’은 해안 도로를 따라 걸어가다 결국 차에 치여 에게 해 한복판으로 떨어지고, 일렁이는 달빛을 보며 가라앉는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 말의 의미를 깨닫고 마지막 말을 남긴다. “Es ist gut.”

‘시완’은 오랫동안 꿈을 잊고 살다가 밴드 멤버들과 함께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났다.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탄 이후, 쉰다는 멤버들을 놔두고 이전의 꿈을 떠올리며 ‘트로이’로의 해안 트레킹 도로를 걸어 가지만, 동명의 자동차 도로였고, 동료들에게 발견되어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공연에서 ‘주혁’과 함께 ‘트로이’에 갈 거라며 마지막 곡을 부르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